경제 무지 탈출기
본원통화와 광의통화 - 통화량의 흐름과 연준의 역할 이해하기 본문
요즘 신문도 보고 책도 읽다보니 '돈'이라는 것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 같다. 특히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와닿게 이해하려면, 국가 경제를 운용하는 주체들이 어떻게 돈을 쓰고 돌리는지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통화의 종류, 경제 주체별 돈의 흐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연준이 국채를 직접 사지 못하는 이유까지 공부해보았다.
통화의 종류와 개념
통화는 크게 본원통화(MB, Monetary Base)와 광의통화(M2)로 나뉜다.
본원통화(MB)는 중앙은행이 직접 만들어낸 돈이다. 시중에 풀린 현금과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해 둔 지급준비금을 합친 개념으로, 경제에서 씨앗처럼 작용한다. 본원통화가 뿌려져야 경제 전체의 통화량이 더 크게 불어나기 때문이다.
광의통화(M2)는 실제로 민간이 경제활동에서 사용하는 돈의 범위를 말한다. 현금과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에 더해, 단기 정기예금, 저축예금,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비교적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광의통화는 경제에서 실제 쓰이는 돈이라고 보면 된다. 광의통화는 엄연히 뜯어보면 협의통화(M1) (현금 + 요구불예금) 와 단기 정기예금, MMF, 저축예금 등 을 합친 개념이다.
본원 통화는 중앙은행이 만들어낸 돈으로 아직 열매가 되지 않은 씨앗 단계, 광의 통화는 경제에서 실제로 쓰이는 돈으로 열매와 같은 것이라길래 '아, 그럼 지갑 속의 현금은 본원통화고, 통장에 든 돈은 광의통화라는건가?' 싶었다. 그런데 현금은 광의통화기도 하다길래...
'아, 그러면 본원통화가 광의통화 개념 안에 들어가는건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 그냥 둘의 범위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아래 표 정도만 알고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구분 | 본원통화(MB) | 광의통화(M2) |
현금 | 포함 | 포함 |
은행 준비금 | 포함 | 미포함 |
요구불예금 | 미포함 | 포함 |
단기예적금, MMF | 미포함 | 포함 |
통화량 변동과 경제 주체별 돈의 흐름
통화의 종류만 들으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통화량이 돈을 쓰는 주체나 공급처에 따라 달라지는 걸 알게 되니 흥미로워졌다. 우선, 경제 주체는 정부, 중앙은행(연준), 민간은행, 민간(가계,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같은 재정지출이라도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에 따라 통화량의 변동은 전혀 달라진다. 아래에서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자.
ex) 정부가 도로 건설에 1000억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1. 정부가 세금으로 충당할 때
정부는 세금을 걷어 충당할 경우, 세금을 중앙은행 계좌에 보관했다가 이후 돈을 건설사에게 지급하면 다시 민간의 예금 계좌로 들어간다.
결국 세금으로 지출을 충당할 경우, 돈은 민간에서 정부로 갔다가 다시 민간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통화량에는 변화가 없다.
2. 민간/은행이 국채를 인수할 때
정부가 부족한 재정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면 조금 다른 흐름이 생긴다.
민간이 국채를 사기 위해 예금을 사용하면 민간 예금이 줄어든다. 그러나 정부가 이 돈으로 도로 건설 비용을 지출하면 다시 민간 기업의 예금이 늘어난다. 결국 민간 예금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므로 통화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은행이 국채를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연준에서 자금을 빌려오는 경우에는 준비금이 늘어나면서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고, 이로 인해 통화량이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3. 연준이 국채를 매입할 때
연준이 국채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연준이 시중에서 국채를 사면, 국채를 판 민간이나 은행에게 신규 준비금이나 현금을 지급하게 된다. 민간이 국채를 팔았다면 그 돈은 곧바로 민간 예금으로 들어가 광의통화가 늘어난다. 은행이 국채를 팔았다면 은행의 준비금이 늘어나고, 이후 대출로 이어져 통화량이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
즉, 연준의 국채 매입은 본원통화를 늘리며, 결과적으로 광의통화도 늘어나는 효과가 매우 크다.
상황 | 통화량 변화 |
세금으로 충당 | 변동 없음 |
민간이 국채 인수 | 대체로 변동 없음 (은행이 개입하면 소폭 증가 가능) |
연준이 국채 매입 | 본원통화 증가 → 광의통화 증가 |
연준이 국채를 직접 사지 못하는 이유
그냥 연준이 정부의 국채를 직접 사주면 안 되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직접 국채를 사 주게 되면, 정부가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어 재정 지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통제 불가능한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역사적으로도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대개 정부가 중앙은행에 돈을 찍어달라고 지시하면서 발생해왔다.
따라서 연준은 국채를 1차 시장, 즉 발행 직후에 직접 매입하지 못하게 법으로 막혀 있다. 다만 2차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해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가능하다. 양적완화(QE) 같은 정책이 바로 이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정부와 중앙은행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통화량이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얼마나 찍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경제 주체가 어떻게 돈을 쓰고 빌리고 돌리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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